오늘은 정말 이상한 날이었어요. 온종일 설거지를 했거든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설거지가 저녁까지 이어질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사실, 설거지 자체가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잖아요? 물에 적셔서, 스펀지로 문지르고, 헹구면 끝나는 단순한 일인데, 오늘은 어쩐지 모든 게 달라 보였어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주방을 봤을 때, 어제 밤에 씻지 않은 그릇들이 산처럼 쌓여 있는 걸 발견했어요. 어쩐지 힘들어 보였지만, 하나씩 차근차근 해치우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속도가 제법 빨랐어요. 큰 냄비도 씻고, 접시도 헹구고, 컵도 닦으면서 말이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손목이 아프고, 다리가 뻐근해지기 시작했어요. '왜 이렇게 설거지가 많은 거지?' 하고 생각하며 시계를 보니, 벌써 몇 시간이 지나 있었어요.
점심을 먹고 나니 또다시 설거지가 쌓이기 시작했어요. 이번에는 아침에 못한 작은 그릇들과 숟가락, 젓가락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결국 점심을 먹은 후에도 설거지를 시작했어요. 이번에는 조금 더 지루하게 느껴졌어요. 물의 온도도 차가워졌고, 세제의 향기도 더 이상 상쾌하지 않았어요. 점점 손이 거칠어지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어요. 설거지가 끝나야만 이 답답한 기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러다 문득, 설거지를 하면서 무슨 생각을 그렇게 깊이 했는지 떠올렸어요. 아마도 이번 주 내내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설거지라는 단순한 일에 집중하게 만든 것 같아요. 이상하게도, 설거지를 하면서 생각이 정리되는 것 같았어요. 그릇 하나를 씻을 때마다 머릿속의 잡념이 하나씩 사라졌고, 마음이 차분해졌어요. 결국, 설거지를 끝내고 나니 깨끗해진 주방과 함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어요.
오늘 하루 종일 설거지만 했다는 사실이 좀 웃기기도 하고, 동시에 뿌듯하기도 했어요. 몸은 좀 지쳤지만, 마음만큼은 오히려 충전된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오늘 하루는 설거지로 가득 찬 날이었지만, 내일은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